첫 노가다 이후 무려? 3일을 쉬고 ㅎㅎㅎ
두 번째 인력사무소 출근이다.
7월 24일(화) 오전 5:40
택시 타고 출근 하는 잡부.jpg
냉장고 바지 첫 개시 하는 날이다. 착용감이 편안하다 ㅎㅎㅎ 왜 냉장고 바지라고 불리우는지 알 것 같다.
인력사무소 소장님 만났더니 왜 이렇게 안나왔냐 하신다...
"정말 2일 동안 뻣었었습니다.;;;"
"운전 할 줄 알죠? 탑차"
탑차면 수동인데... 수동을 언제 해보고 안해 본건지 잠시 생각한다.
"네 할 수 있죠!"
"국토대장정 밥차가 하나 나와있는데 밥차 운전해주고 잡일 도와 주면 될 것 같아요."
"네 알겠어요 가볼게요."
"일딴 오늘 해보고 일이 어떤지 알려줘요 3일을 같이 하자고 하는데
무슨 일이지 나도 모르겠어서 일당은 일딴 20 불렀어요"
"네 알겠습니다."
일당 20만원? 음.. 인력사무소에서 이렇게 높은 일당을 준다는 이야기는 들어 본적이 없는데 도데체 뭐 하는 일일까? 밥차라...
1박2일 에서 나오는 그 밥차가 우선 생각 났다. 그런 밥차 운전만 해주면 된다는 건가?
"실장님이 좀 대려다 줘요"
인력사무소에는 여자 실장님이 계셨는데 소장님 과 같이 두분이서 사무실 운영을 하시는 듯 했다.
"수고좀 해주고 일 끝나면 연락해요.나도 무슨 일인지 알아야 하니깐"
"네 고생하세요"
그렇게 실장님 차를 타고 밥차 현장을 향해 달려간다. 아마 임진강 근처 모 캠핑장인 것 같다. 40~50분을 달려 현장에 도착 하니
대학생들이 이제 막 식사를 하고있는 분주한 모습이다. 도착 시간이 7:40 분쯤 된 것 같은데 정말 작업복 갈아 입다 땀 범벅이 될 정도로 더운 날씨다.
'이 더운날 국토대장정을 한다고??'
좀 의아 했지만 이내 대학생들을 보니 정말 젊어서 가능 하겠다 싶다. 우리 같은 40대 아재 들은 정말 밖에서 서있기도 힘든데
젋어서 좋다.. 대학생 들을 보니 오늘 하루 같이 일 하면서 젊은 기운도 좀 얻을 수 있을 것 같고 조금 설레이기도 한다.
버프야 잘 보호 해줘 부탁 한다.
밥차 를 마주하자 마자 놀랐던건 어마어마한 규모의 주방 용품을 마주하고서다.
이후 젊으신 밥차 반장님을 만나 인사 하니
"아침 안드셨죠? 여기 식사 부터 하세요"
라며 친절하게 안내해 주신다.
아침 밥도 먹고 한다고? 아 이렇게 고마울 수가...
무슨일인지 아직 감은 안오지만. 그래 밥을 먹을 수 있다면 무조건 먹으라고 했다.
식판에 이것저것 담에 식사를 하고 있으니 나처럼 오늘 잡부로 오신 한분이 더 계셨다.
우선 지금 바로 해야 할 일은 점심 만드는 일이다.
국토대장정 학생들은 이 곳에서 아침 식사 하고 다음 목적지 까지 걸어서 이동 하고 밥차는 점심 메뉴를 모두 만들어 점심 장소로 이동한다.
아... 이제 좀 일 머리가 들어 온다...
일 머리.
그 것은 생각 보다 중요하다.
내가 무슨일을 해야 하는지 미리 알고 있는 것. 또는 미리 생각 할수 있는 것.
이 일머리가 일 처리 하는데 있어서는 정말 너무 중요 하다.
각자의 생각이 틀리고 생각 하는 바가 다르다. 나는 이렇게 생각 할 수 있고 다른 사람은 다르게 생각 할 수 있다.
이것을 미리 조율 하고 일 을 시작 하느냐 안하느냐는 결과 적으로 큰 차이를 가져 온다.
그러나 이 모든 것들을 다시 정리 해서 넣고 점심 장소로 이동 한다라고... 잘 상상히 되질 않는다.
주방 용품이 거의 일반 음식점 주방 만큼은 되어 보였기 때문이다..
우선 나에게 주어진일 상추씻기, 또 한분은 쌀 씻고.. 반장님은 이제 점심을 만들기 위해 분주 하다.
반장님 외 우리는 점심 만들기에 보조 역활이 되어 알려 주는대로 열심히 움직인다.
시간과의 싸움이다.
점심 시간에 맞추기 위해 약 100인분은 되어 보이는 점심 메뉴들이 속속 만들어 지고 있었다. 음식도 만들어야 하고 그러면서 탑차에 짐도 실어야 한다.
탑차는 2대가 운영된다. 오늘 내가 이 현장으로 온 이유 바로 밥차 운전을 위해서다. 내가 운전할 차량은 냉동고가 있는 냉동탑차!
식자재들은 이 곳에 들어 있는데... 이 뜨거운 날씨에 이 냉동고 한번 열면 정말 냉장고에 내가 들어 가 있는 듯한.... 잘 표현이 되지 않치만
북극을 경험 할 수 있는 한기가 느껴질 정도로 춥다.
음식이 거의 만들어 지니 11시 쯤 되었다. 반장님 표정이 점점 밝아 지는 듯 했다.
정말 바빠보여서 거의 시키는 것 아니면 마주칠 일이 없을 정도록 3명이서 바쁘게 움직였다.
탑차에 주방용품, 음식을 거의 다 옮기고 이제 점심 먹을 장소로 출발해야 했다.
나는 냉동탑차, 반장님은 다른 탑차, 나와 같이 잡부로 오신분은 반장님 승용차를 몰고 출발 한다.
수동 너무 오랜 만인데... 거기에 냉동탑차라...출발 하기전 묘한 긴장이 돈다.
하지만 시동 걸고 기아 3단 까지 넣어 보니 바로 적응 된다..ㅎㅎ
탑차는 길이도 길어서 좌,우로 움직일땐 일반 승용차 보다 크게 돌아야 한다.
점심 장소로 이동중 반장님 전화다.
"오시는 길에 편의점 보이면 얼음좀 모조리 사오세요"
"네 얼음 알겠습니다."
다행이 전화 받았을때 눈앞에 편의점이 보였다.
얼음의 양도 정말 일반 가정에서는 구경하기 힘든 1.5리터 4개 얼음, 각얼음 1.5키로 짜리 8봉 구매 하여 다시 출발 한다.
일딴 얼음을 구해 정말 다행이다 라는 생각이 든다.
점심 장소로 도착하니 이미 텐트 설치가 되어 있었다. 국토대장정에는 여러 분야의 팀들이 한팀이 되어 움직이는 듯 했다. 밥차, 설비, 경호, 안전 등...
12시 땡 하니 대학생들이 도착 했고 점심 식사가 시작 되었다.
이 더운날 때양볕에 행군 한 대학생들을 생각 하니 괜히 걱정도 되고 많이 먹고 힘내라는 마음속 응원도 하게 된다.
좀 뿌듯했던 순간이다.
점심식사가 시작 되니 반장님이 잠시 차 안에 가서 쉬라고 해주신다. 잘 챙겨줘서 고마웠다.
냉동탑차는 냉동창고 안을 시원하게 해줘야 해서 대부분 시간 동안 시동을 켜논 상태로 둔다. 이동 하는 냉장고니 그도 그럴 것이다.
이 더위에 행군 하는 대학생들은 정말 얼마나 힘들까?
모두 나름 대로 고충이 있고 힘들다. 편안하게 사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결국 해내느냐 마느냐는 자신과의 싸움이다.
잠시 에어컨 바람 맞고 있어도 좌불안석 이다.
반장님 차 운전 하신분은 아직 오지도 않고...
반장님은 쉬지도 못하고 배식 하고 있고...
조금후 반장님이 식사 하자며 차로 오셨다. 너무 덥고 땀을 많이 흘려 밥은 생각도 없었지만. 그래도 먹어야 했다. 살려면 먹어야 한다. ㅎㅎㅎ
내가 사온 얼음으로 차가운 국을 만드신 반장님표 냉국을 먹어보니 아 맛있다..벌컥벌컥 냉국을 시원 하게 마셨다.
대학생들에게 지급 되는 콜라랑 파워에이드가 정말 마시고 싶었지만...ㅎㅎㅎ 난 퇴근후 돈주고 사먹기로
너희들의 음료를 내가 마실수는 없다.
이때쯤... 그 한분이 오셨는데...
반장님 차로 사고를 냈다.. 가드레일을 박아서...ㅠㅠ. 아.. 가슴아픈 일이다.
일당으로 오셔서...차 사고가 나니 모두 난감한 상황.......
잘 처리 되었기를...
이제 저녁 먹을 곳으로 이동해서 저녁 준비를 해야 한다. 근처 캠핑장으로 이동 한다.
저녁은 6시 부터 다시 시간과의 싸움이다.
반장님은
"한 분 더오니 형님이 픽업좀 해서 저녁 장소로 오세요"
"네"
반장님이 나이를 물어 봐서 알려줬더니 그럼 형님으로 부르겠다고 한다. 한사코 괜찮다고 했는데 형님으로 부르기 시작;
한분더 해져 일당은 3명이 되었다.
오~~~ 저녁 준비는 그럼 훨씬 수월 하겠다!!! ㅇㅋ!!
저녁식사를 하게될 장소
저녁 메뉴는 오늘 특별히 고기가 준비 된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냉동탑차 안에 삼겹살이 한가득 있었다.
각자 분주히 움직인다. 고기준비 야채준비 밥, 반찬 등...
그러나 시간이 문제였다.
처음 저녁준비 장소에서 장소가 다시 바뀌게 되어 시간이 지체 되었다. 6시 까지는 무리여서 저녁 식사 시간은 7시 로 미루어 졌다.
마지막에 오신분은 주방에서 일하신 경력이 있어 칼을 가지고 양파 손질을 하신다.
그렇다 밥차는 그냥 밥차만 운전 하는 것이 아니라 이동도 하고 반장님 말에 따라 기본적인 조리 보조 역활도 하는 것이다.
그 많은 주방기구가 탑차에 실려 끼니때 마다 이동해서 식사 준비를 해야 하니 정말 고된 일이다.
앞으로 2일 더 일을 했으면 하는 반장님은 내일 나올지 말지를 어서 결정해 달라고 했다.
"미안해요.. 저는 오늘 까지만 할게요"
그랬다.
거의 10시쯤 되어 끝이난 밥차...
이쯤 일이 끝나면 내일 일에 지장이 있다. 아침에 출근 하기도 힘들고. 여러가지 생각 끝에 내일 하루 더 할까 도 생각 했지만
돈이 문제가 아니라. 내가 전문적으로 할 수 있는 일 과는 거리가 있었다...
또 인력을 부르면 또 알려주고 너무 힘들다 내일 나오면 안되냐는
반장님의 구애에도 불구 하고 나는 다른 분을 알아 보라고 했다
퇴근 하는 발걸음이 무겁다. 과연 내일 냉동탑차는 누가 운전 할것인가...
난처해 하는 반장님 얼굴이 아른 거린다.
인력사무소 소장님께 전화 했다.
저랑은 맞는 일이 아닌것 같다 오늘 까지만 하겠다고 이야기 했다.
그러라고 했다.
집에도착 하니 11시가 조금 넘은 시간..
소맥한잔에 오늘의 피로를 풀어본다. 고되기도 하고 마무리를 하지 못해 맘 한편이 편하지 않다.
처음 본 밥차 반장님께 문자 보낸다.
"운전+파출부 20에 부르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
답장은 받지 못했지만, 날 대려다 주면서 고뇌에 찬 표정에서 그의 고민이 얼마나 깊을지 난 해아리지 못했을 것이다.
미안했지만
그래야해 했다...
친절하고 고마웠던 밥차 반장님!
그날 나머지 2일 잘 해결 하셨는지 궁금하네요.
끝까지 도와드리지 못해 정말 죄송합니다....
잘 마무리 하셨길 바라겠습니다.
다음엔
시원하고 한가한 곳에서 만나면 여유로이 아주 시원한 아이스아메리카노 한 잔 하시죠
ㅎㅎㅎ
고맙습니다.